신흥국 위기 가능성 및 우리나라의 차별화 여부 진단

이창선 최문박 박성준 2018-07-26 REPORT

미국 금리인상과 달러화 강세, 고유가, 미·중 무역분쟁의 여파 등으로 신흥국 주가와 통화가치가 지난 5월부터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신흥국을 둘러싼 악화된 외부여건이 당분간 개선되기 어려워 내부 취약성이 높은 신흥국의 위기 리스크가 점차 커질 전망이다.


경제규모가 큰 26개 신흥국을 대상으로 외환건전성, 자본유출 가능성, 성장의 지속 가능성 등 여러 지표들을 고려하여 위기 취약도에 따라 고위험국, 중위험국, 저위험국으로 분류했다. 지난 5월 IMF 구제금융을 받은 아르헨티나에 뒤이어 외환 및 경제위기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은 고위험국에는 터키와 파키스탄, 남아공, 이집트가 꼽힌다. 통화가치 급락 및 자산시장 붕괴, 경기침체와 은행부실 확대 등 금융부실과 실물경제 침체의 악순환이 우려되는 국가들이다.


외환위기에 대한 중위험 국가로는 브라질, 콜롬비아, 멕시코, 나이지리아, 러시아가 해당된다. 동유럽에서는 루마니아, 헝가리, 폴란드, 체코, 아시아에서는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인도, 방글라데시, 필리핀 등이 중위험 국가로 지적될 수 있다. 단기간 내 외환부족에 직면할 정도는 아니지만, 미국 금리인상이나 대외충격 발생 시 큰 폭의 외자이탈과 통화가치 하락을 경험할 수 있는 국가들이다. 통화가치 하락에 따른 물가상승을 우려하여 성장세 하락을 감수하고 금리인상에 나서야 하는 국가들도 적지 않다.


외환위기 저위험 국가로는 우리나라와 함께 페루, 베트남, 칠레, 중국, 태국, 대만 등이 속한다. 외환보유액이 충분하고 단기외채 비율이 낮은 등 외환건전성이 높아 외부충격에 대한 내성을 갖추고 있는 국가들이다. 저위험 국가들 역시 외부충격이 발생할 시 정도의 문제일 뿐 외국인 자금 이탈과 주가 및 통화 가치 하락을 경험할 수밖에 없다. 다만 대외충격이 가라앉고 나면 외국인 투자자금이 빠르게 재유입되면서 금융시장이 안정을 되찾을 수 있는 국가들이다.


미국 정책금리가 3% 수준으로 오르고 미국 및 글로벌 경제의 성장세가 점차 둔화되는 내년이 신흥국의 어려움이 가장 커지는 시기로 예상된다. 그 이전에라도 달러화 강세 정도와 미·중 무역분쟁의 확대 여부에 따라 위기에 취약한 신흥국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정치 불안 및 반시장적인 정책으로 외국인 투자자의 신뢰를 급속히 상실하는 경우 빠르게 위기에 휩싸이는 국가가 생겨날 수도 있다. 과거에 비해 신흥국으로 유입된 포트폴리오 자금이 많아 대내외충격 발생 시 자금 유출이 빠르게 이루어지면서 신흥국 금융 불안이 빈발할 수 있는 상황이다.


우리나라는 충분한 외환보유액과 경상수지 흑자, 민간 보유의 대외자산, 해외 중앙은행과의 통화스왑 등의 외환방어막으로 인해 외환부족 위기를 맞은 가능성은 거의 없다. 외환건전성을 바탕으로 통화정책 면에서 자율성도 확보하고 있다. 자본유출 우려 때문에 미국을 따라 금리를 올려야 하는 많은 신흥국과는 다른 점이다. 그러나 대외충격 발생시 일시적인 자본유출로 금융시장이 불안해지는 현상은 앞으로도 쉽게 개선되기 어려워 보인다. 외국인 투자 중에서 단기 유출 가능한 주식 및 채권자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64%에 달하는 데다, 높은 유동성과 개방성으로 위험자산 기피 현상이 확산될 때 외국인이 투자자금을 회수하기 용이한 시장이기 때문이다.


< 목 차 >

1. 신흥국 금융불안 상황 및 전망
2. 위기 취약도에 따른 신흥국 분류
3. 국내 금융시장의 차별화 여부 진단
4. 시사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