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정책금리 역전 확대 및 외국인자금 유출 리스크 진단

조영무 2018-07-10 REPORT

정책금리 자료 확보가 가능한 전세계 국가들을 대상으로, 1995년부터 2017년까지 미국보다 자국의 정책금리가 낮아졌던 내외 정책금리 역전 국제 사례들을 분석했다. 일본, 유로존 등 선진국들은 전체 분석 대상 기간 중 내외 정책금리 역전 기간이 절반 이상일 정도로 미국보다 낮은 정책금리 수준은 보기 드문 상황이 아니다. 반면, 그 외 국가들은 분석 대상 76개국 중 한번이라도 내외 정책금리 역전을 경험했던 국가가 26개국에 불과할 정도로 미국보다 낮은 정책금리는 예외적인 상황이다.


본 연구에서 분석한 국제적으로 총 26번의 내외 정책금리 역전 사례 중 역전기간 전체적으로 외국인자금이 유출되었던 경우는 2번에 불과해, 미국보다 낮은 정책금리가 반드시 외국인자금의 대규모 유출을 유발했던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차입(loan) 형태로 유입되었던 외국인자금의 경우, 총 26번의 역전 사례 중 9번, 전체 금리 역전 기간 중 44%의 기간 동안 유출되어, 주식자금 및 채권자금에 비해 가장 빈번하게 유출되었다. 지역별로는 북유럽 국가들에 비해, 아시아, 동유럽, 남미 등 신흥국들에서 외국인자금 유출이 보다 빈번하게 발생했다.


중국, 대만, 태국, 체코 등 여타 신흥국들 및 우리나라의 최근 상황을 살펴보면, 내외 정책금리 격차뿐만 아니라 환율 변화에 대한 기대가 외국인자금 유출입에 매우 중요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즉 내외 정책금리 격차에 기대 환율 변화율을 더한 기대투자수익률이 높아지면 외국인자금 유입이 늘고, 기대투자수익률이 낮아지면 외국인자금 유출이 늘어났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2015년 이후 두 변수 간의 상관계수가 0.5에 달한다.


이를 반영하듯 미국의 금리 인상으로 3월 이후 한미 정책금리가 역전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원화 가치 상승에 대한 기대가 고조되면서 우리나라에 대한 기대투자수익률이 높아진 결과 외국인자금 유입 추세가 유지되었다. 그러나 6월 이후 한미 정책금리 역전 폭이 확대되는 가운데 원화가치마저 크게 하락하면서 외국인 주식자금 유출이 확대되고 주가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는 향후 한미 정책금리 역전 폭이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원화 약세 전망이 고조될 경우, 외국인자금 이탈이 가속화되면서 주가 하락, 시중금리 상승, 원화가치 추가 하락 등 충격이 나타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우리나라의 금리정책과 관련하여, 우리 경제의 성장세가 충분히 뒷받침되지 않은 상황에서 미국을 따라 정책금리를 인상할 경우 자칫 경기 회복에 부담이 될 수 있다. 현재의 우리 경제 상황 및 경기 흐름을 감안한 보다 신중한 통화정책이 필요하다. 표면적으로 나타난 한미 정책금리 역전 현상의 해소에 치중하기보다는, 한미 정책금리 역전 현상의 근본적 원인인 우리 경제의 부진한 성장세 회복을 위해 더욱 노력해야 한다.


향후 한미 정책금리 역전 현상의 향방과 관련하여, 미 연준의 통화정책 및 미국 경제의 변화를 예의주시해야 한다. 지난 2001년과 2007년에 미국이 빠르게 정책금리를 인하하면서 글로벌 차원의 내외 정책금리 역전 현상들이 대거 해소된 바 있지만, 이는 각각 닷컴버블 붕괴 및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등 경제위기가 발생하면서 미 연준이 금리인하로 대응할 수 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이 재연된다면 설령 내외 정책금리 현상이 해소되더라도 세계 경기 둔화 및 국제금융시장 혼란으로 신흥국의 금융불안 리스크는 도리어 높아질 수 있다.


< 목 차 >
1. 과거 내외 정책금리 역전 국가들에 대한 사례 분석
2. 최근 우리나라 내외 정책금리 역전 상황 분석
3. 시사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