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잃어버린 세대 등장의 의미

이근태 이지선 2017-12-07 REPORT

학교를 졸업하는 시기의 경제적 환경변화로 인해 이전 시기에 비해 취업에 어려움을 겪고 고용에 불이익을 당하는 청년들이 오랜 기간 누적될 때 ‘잃어버린 세대’가 형성된다. 청년실업이 장기화되면서 우리나라에서도 과거 일본과 같은 잃어버린 세대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일본의 잃어버린 세대는 취업빙하기 세대라고 불리운다. 버블붕괴 이후 1990년대 초중반에서 2000년대 중반 시점에 학교를 졸업한 사람들이 여기에 해당된다. 장기침체와 청년인구 증가, 일본식 고용시스템의 변화와 경직적 노동시장 구조가 청년 고용여건을 어렵게 한 요인으로 지목된다.


취직빙하기중 일본 청년들은 고실업과 저임금, 고용불안의 3중고를 겪었으며 이직이 잦았고 사내교육을 통한 능력축적기회를 충분히 얻지 못했다. 청년들의 좌절감 확산으로 체념하고 포기하는 현실순응적 경향이 확대되었고 안정추구 성향이 높아졌다. 비혼과 만혼이 늘면서 출산율 하락추세가 이어졌다. 취업의 어려움으로 대학진학률이 높아졌으나 졸업 이후에도 취업난이 지속되면서 경제적 부담이 컸다.


현재 일본 빙하기세대는 30대 중반~40대 중반의 중년층이 되었다. 청년실업 문제는 해소되었지만 중년층은 여전히 이전 세대보다 낮은 임금과 높은 비정규직 비중을 나타낸다. 중년층의 소비성향 저하문제가 발생하고 있으며 빙하기 중 유년기를 겪은 현재의 청년세대까지도 소비성향 저하문제가 확산되고 있다. 상당수 빙하기 세대가 부모에 의존하고 있지만 부모의 은퇴시점이 도래하면서 경제적 어려움이 커질 전망이다. 빙하기 세대가 60대가 되는 2030년대 일본은 가난한 노인이 늘면서 재정부담이 확대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잃어버린 세대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인 2000년대 말부터 시작된 것으로 간주할 수 있다. 청년실업률이나 임금 측면에서 우리 청년들의 고통은 일본 빙하기 세대보다 작지 않다. 20대 청년실업률이 10%를 넘어선 가운데 대졸 초임 임금이 10년 동안 정체한 상황이며 근로의지를 상실한 니트족도 대졸을 중심으로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일본은 빙하기중 다른 연령대도 고용충격을 받았으나 우리나라는 중장년 연령층의 고용상황은 나빠지지 않는 가운데 청년층에만 충격이 집중되고 있다. 성장 저하에도 전체 고용창출이 줄지 않았으나 서비스 중심 성장이 청년층에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기존 노동시장에 대한 보호가 높아 정규직과 비정규직 격차가 큰 점, 높은 대학진학률로 학력 미스매치가 크다는 점도 청년취업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정년연장 및 시간제 일자리 확대로 고령층과 여성 고용이 뚜렷하게 개선되면서 상대적으로 청년고용은 늘지 못하는 상황이다.


청년실업난이 장기화되면서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들어 고용충격이 점차 30대 초반으로까지 확산되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30대 초반 연령층의 취업예비군이 늘어나고 임금상승세도 꺾이는 모습이다. 30대 가구의 소비성향 하락폭도 최근 확대되는 추세다.


청년실업난은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성장의 고용창출효과 증대, 생산가능인구 감소로 전체 고용률이 높아질 전망이지만 외벌이 소득으로 가계생활을 영위하기 어려운 여성층, 노후대비가 부족한 고령층이 향후 고용증가의 상당부분을 지속적으로 흡수할 것으로 보인다. 대학 진학이나 육아를 이유로 노동시장을 떠나는 청년들이 줄어들면서 경제활동참가율이 계속 높아질 것이다. 다만 2020년대 초반 이후 청년인구 감소추세가 가속되고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가 일단락되면서 청년실업문제가 점차 완화될 가능성이 있다. 그렇다 하더라도 잃어버린 세대는 10년 이상 지속되어 일본보다 장기화될 수 있다.


취업 지연이 임금을 떨어뜨리는 낙인효과(scarring effect)를 계산해보면 잃어버린 세대 기간 중 1년간의 실업기간을 겪은 청년들의 임금이 9.8%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부모와 동거하는 미혼자녀 비중이 빠르게 높아지고 있어 경제적으로 불안한 청년들을 부양해야 하는 부모세대의 고통도 가중되는 모습이다. 낙인효과는 국가경제의 입장에서 노동투입과 생산성 감소에 따른 잠재성장률 저하로 이어질 것이며 세수감소 및 사회보장 지출부담 확대로 재정악화 효과도 나타나게 된다.


일본은 청년실업 문제를 뒤늦게 인식해 대책마련이 늦었으며 노동시장의 이중구조를 해소하지 못한 점이 빙하기세대를 만든 요인으로 평가된다. 우리나라 역시 노동시장 유연화를 통해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격차를 줄여가야 한다. 고용충격이 청년층에 집중되는 만큼 보다 과감한 청년지원 대책이 필요하다.


< 목 차 >
1. 일본의 잃어버린 세대
2. 우리나라의 잃어버린 세대
3. 향후 전망 및 경제적 영향
4. 맺음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