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플레이 폼 팩터 혁신의 전개 방향

조준일 한수연 전승우 2017-08-18 REPORT

폼 팩터(Form-factor)란 제품의 구조화된 형태를 의미하며, 향후 디스플레이의 폼 팩터 혁신은 기존의 경직된 형태적 제약을 극복할 수 있는 유연성(Flexibility)의 향상을 통해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


디스플레이 산업에서 폼 팩터 혁신이 중요하게 부각되고 있는 배경은 과거 20여년 간 기술 발전과 시장 성장을 주도해온 LCD가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새로운 성장 모멘텀 확보가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의 이동성 증대, 기기 간 융합과 스마트화의 급진전 등으로 인해 과거 특정 사용 환경에 맞춤화된 전형적 폼 팩터에서 벗어나 사용 환경 조건에 관계없이 자유롭고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폼 팩터를 갈구하게 된 것도 그 요인으로 작용한다.


고객들이 현재의 디스플레이 제품에 대해 느끼는 불편 사항(Pain Point)이나 LCD와의 차별화 잠재력 측면에서도 폼 팩터 혁신이 향후 디스플레이 산업의 빅 웨이브(Big Wave)가 될 가능성이 높다. 즉 업계는 디스플레이의 핵심 구매 기준인 화질, 소비전력, 저가격, 디자인(폼팩터) 가운데 고객의 잠재적 니즈와 추가적인 기술 혁신의 여지가 큰 폼 팩터에 주목하고 있다. 반면 전통적인 핵심 고객 가치였던 화질에 대한 고객 니즈와 기술 수준은 이제 성숙 단계에 이른 것으로 보여진다.


폼 팩터 혁신을 주도할 플렉서블 디스플레이는 ▼1단계 ‘커브드·벤더블’의 고정형, ▼2단계 ‘폴더블·롤러블’의 단일 축 가변(可變)형, ▼3단계 ‘스트레처블’의 프리 폼(Free-form) 가변(可變)형 등 3가지 단계의 진화 과정을 거칠 것으로 예상된다.


TV 및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커브드·벤더블 등 플렉서블 1단계 제품이 꽤 활발히 출시되었으나, 소비자들의 주목을 끌기에는 미흡했다. 어느 정도 시장에 안착했던 벤더블 스마트폰 또한 벤더블 폼 팩터보다는 풀 스크린(Bezel-less)에 대한 호응이 더 컸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1단계 플렉서블 폼 팩터에 대해 소비자들이 미온적 태도를 보인 요인으로, ▼아직까지 제품 컨셉의 차별성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주도적인 제품 컨셉이 불확실하다는 점, ▼기술적 한계로 제품의 완성도가 부족하다는 점, ▼기존 유리 기판 기반 제품에 비해 복잡한 공정 및 기구부 추가 등으로 아직까지 높은 가격에 머물러 있다는 점 등을 들 수 있다. 이러한 요인들을 감안할 때 와해적 기술 혁신을 통해 기술·제품 완성도를 제고하는 것이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시대를 촉발하고 앞당길 수 있는 최대 관건이 될 것이다.


‘접었다 폈다’, ‘말았다 펼쳤다’와 같은 변형 과정을 무한 반복하는 사용 장면을 감안할 때, 1단계 이후의 플렉서블 디스플레이는 유연성, 내구성, 양산성 등의 기술적 요건을 갖추어야 한다. 첫째, 반복적인 외부 압력을 견디며 기본 형체로 복원할 수 있는 유연성을 확보해야 한다. 둘째, 무한 반복적인 형체 변화에도 불구하고 이미지 재생 성능 및 수명, 외관 상의 품질 등의 저하가 없는 내구성 충족이 필요하다. 셋째, 품질 수준과 생산 단가 하락을 동시에 만족시킬 수 있는 공정 특성, 즉 양산성 또한 필수불가결하게 갖추어야 할 요건이다.


유연성, 내구성, 양산성 등의 기술적 요건을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기판, 봉지층, TFT 구동 소자, 공정 기술 등의 기술 혁신이 반드시 뒷받침되어야 한다. 기판은 유연성과 함께 고온 공정 조건을 견딜 수 있어야 하는데, 현재는 플라스틱 기반의 폴리이미드가 대중적으로 사용되고 있지만 탄성이 약해 추가적인 기술 개발이 필요하다. 그물망 형태의 폴리이미드나 PDMS를 활용한 Pre-Stretched 폴리이미드 등의 아이디어들이 시도되고 있다. 봉지층은 수분과 산소 침투 방지 효과 특성이 중요하며, 현재는 유·무기 복합층으로 구성된다. 3단계 스트레처블 기술의 경우 봉지층 자체의 유연성 조건 및 요구 성능도 훨씬 더 높아져, 나노 기반의 신규 소재 적용 노력이 진행되고 있다. 구동 소자인 TFT는 외부 압력을 피할 수 있는 중립지역에 위치시키는 방향으로 우선 접근하고 있지만, 3단계로 진화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접근 방법(TFT 소자 부분만 단단한 구조물 위에 형성)이나 신규 소재 개발이 필요하다. 또한 소자와 소자를 연결하는 배선은 단선 구조 대신 스프링이나 물결, 나선형 등 충격 흡수에 용이한 모양을 채택하거나, 장기적으로 금속 이외의 신소재를 적용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디스플레이의 유연성이 강화될수록 제조 복잡성과 난이도가 상승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신 공정 개발 및 조기 안정화도 중요하다.


스트레처블 기술은 궁극의 프리 폼(Free-form) 폼 팩터 혁신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되지만, 이에 대한 관심은 최근에서야 본격화되고 있다. 스트레처블 기술이 제대로 개발·구현될 경우 활용할 수 있는 분야는 상상 그 이상이 될 것이다. 모바일 분야에서는 모든 방향으로 접거나 굽힐 수 있고, 모양도 자유롭게 바꿀 수 있는 멀티 폴딩(Multi-folding) 디스플레이가 등장할 수 있다. 또한 각종 생활기기 및 차량 분야에 걸쳐 형체에 관계없이 모든 사물의 외관을 디스플레이로 감쌀 수 있게 될 것이다. 벽면 전체를 디스플레이로 만드는 인테리어도 가능해 이른바 ‘Everywhere Display’ 시대를 열 수도 있고, 완벽하게 신체와 밀착될 수 있는 웨어러블 기기의 대중화를 가져올 수도 있다.


2단계 플렉서블 제품과 비교한 스트레처블 기술의 요건으로는 ▼유연성 측면에서 보다 획기적인 수준의 유연성 확보와 더불어 변형 후 복원력이 뛰어나야 한다는 점, ▼내구성 측면에서 패널 전반에 걸쳐 무작위적인 압력이 가해져도 소재나 구조의 손상이 없어야 한다는 점, ▼늘어났다 복원되는 특성을 반영한 공정 혁신이 필요하다는 점 등을 들 수 있다. 이를 감안할 때 기판 및 봉지층, TFT, 배선연결 기술 등이 여전히 중요한 핵심 요소 기술로 작용할 것이며, 2단계 기술에 비해 보다 고차원적인 기술 혁신이 필요하다.


스트레처블 기술의 상용화 시기를 앞당기고 그 파급력을 배가시키기 위해서는 다음의 기술 이슈들에 초점을 맞춰 R&D를 진행해야 할 것이다. 먼저 스트레처블 구현을 위해서는 근본적인 소재 혁신이 병행되어야 한다는 점을 주지해야 한다. 또한 태생적으로 경직되고(Rigid) 단단한 부품의 대체 기술을 조기 개발할 필요가 있다. 끝으로 플렉서블 디스플레이의 내부 구조를 통합하고 최대한 단순화하는 방향으로 기술 개발을 진행해야 할 것이다.


디스플레이 폼 팩터의 요소 기술 혁신을 실제 대규모 시장 창출로 앞당겨 연결시키기 위해서는 ▼스트레처블 기술의 조기 개발 및 전략적 활용, ▼고객에게 다가갈 수 있는 제품 컨셉 창출 및 신규 애플리케이션 시장 발굴, ▼가격 현실화 노력 등을 병행할 필요가 있다.


첫째, 스트레처블 기술은 자체적으로 다양한 애플리케이션 시장을 대체·창출하는 비즈니스 가치뿐만 아니라 소재·부품이 늘어나는 특성 확보를 통해 폴더블이나 롤러블과 같은 2단계 제품의 완성도를 높여주는 전략적 가치를 지닌다. 따라서 스트레처블 기술을 ‘R’ 중심의 장기 과제로만 접근할 것이 아니라 체계적인 로드맵 수립을 통해 보다 빠른 개발·상용화를 추진하는 한편, 장기 R&D의 중간 과정에서 생성된 기술을 2단계 제품의 완성도 제고에 곧바로 적용할 수 있는 전략적 R&D 체제 마련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둘째, 아직 지배적인 제품 컨셉이 불확실하기 때문에 고객에게 다가갈 수 있는 컨셉을 만들어 내고, 신규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 무엇보다도 고객 접점에 위치한 세트나 서비스 기업 뿐만 아니라 일반 소비자, 광고업, 창문·벽지, 인테리어, 각종 액세서리 등 디스플레이의 고객 또는 대체재가 되는 다양한 이해 관계자들과 원활히 소통하고 상품화 가치를 함께 만들어 갈 수 있는 채널 구축이 신규 시장 창출의 중요한 출발점이 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첨단 제품이 범람하는 상황에서 아무리 혁신 제품이라 하더라도 큰 폭의 가격 프리미엄을 기대하기 어려워지고 있어, 합리적 가격 실현을 위해 빠른 공급 생태계 규합, 소재·장비 경쟁력의 획기적 개선 등의 노력이 반드시 수반되어야 한다.


< 목 차 >
1. 디스플레이 폼 팩터 기술 혁신의 중요성
2. 폼 팩터 혁신 기술의 개발 동향과 해결 과제
3. 시사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