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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T-LCD 산업이 급격하게 성장하면서 LCD 기업은 전후방 관련 기업과의 제휴를 강화하고 있다. 특히 부품 기업과의 긴밀한 협력관계가 향후 LCD 기업의 경쟁력을 좌우할 것으로 예상된다.
평판 디스플레이 산업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LCD 산업은 TV 등 새로운 분야에서의 수요창출로 인해 다시 한번 성장 모멘텀을 가지게 되었다. 최근 많은 LCD 기업들이 차세대 라인 증설 계획을 발표하며 기판의 대형화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다. 기판의 대형화와 패널 크기의 증가는 부품 조달의 중요성을 과거보다 한층 더 높이고 있으며, 이에 따라 LCD 기업들의 사업형태도 과거와는 다른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주요 부품들의 수급 현황과 대만 기업들의 부품 조달 동향을 살펴보고 대만 기업의 부품 역량 강화에 대한 국내 기업의 대응 방안을 생각해보기로 한다.
LCD 산업 초기에는 기업간 기술 제휴가 중심
노트북용 패널부터 시작해서 현재 평판 디스플레이 시장의 중심에 서 있는 TFT-LCD 산업은 1990년 중반까지만 해도 Sharp, NEC, Toshiba 등 일본 기업들이 독식하고 있었다. 그러나 1990년대 후반 LG, 삼성 등 국내 기업들이 적기에 대규모 라인 투자를 하면서 세계 TFT-LCD 시장 구도는 국내 기업 중심으로 재편되기 시작했다. 기존의 강자였던 일본 기업들은 빠르게 성장하는 한국 기업들을 견제할 목적과 생산의 아웃소싱을 위해 대만 기업들에게 기술을 이전시켜 주었다. 당시 LCD 모니터와 노트북 생산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던 대만 기업에게도 LCD 산업은 매력적이었기 때문에 기술 이전은 활발히 이루어졌다.
1997~1999년 동안에 Acer, Unipac, CMO, CPT, Hannstar, Quanta 등 대부분의 대만기업은 각각 일본 IBM, Matsushita, Fujitsu, Mitsubishi, Toshiba, Sharp 등으로부터 LCD의 원천 및 공정 기술을 도입했다. 대만 기업은 1990년대 후반에 활발하게 진행된 일본 기업으로부터의 기술 도입을 통해 LCD 산업에서 경쟁력을 키웠다.
시장 점유율 확대 위해 보다 강력한 제휴선 필요
2000년 이후 LCD 산업은 노트북용 패널의 크기 확대와 모니터용 패널의 수요 증가 등으로 본격적인 성장기에 진입하면서 생산성 향상을 통한 추가적인 가격 하락이 필요하게 되었다. LCD 기업들은 이러한 요구에 부응하여 생산 Capa를 늘리기 위한 투자 경쟁을 벌여야 했다. 치열한 각축을 벌이던 10여개의 기업들은 이 과정에서 규모 확대를 위한 결합의 필요성을 느끼게 된다. LG와 Philips의 JV인 LG. Philips LCD(이하 LPL)와 Acer와 Unipac의 합병회사인 AUO 등이 결실을 본 좋은 예이다. LPL과 AUO는 각각 1999년, 2001년에 설립된 이후 차세대 라인에 적극적인 투자를 하였고 2001년부터 지금까지 세계 시장 점유율에서 3위 이내의 Top tier를 형성할 수 있었다. JV, 합병 등 LCD 기업간의 수평적 결합이 시장점유율의 단순한 합산을 넘어 시너지 창출을 바탕으로 한단계 업그레이드된 강력한 기업으로 변모하게 되는 결과를 가져온 것이다.
부품 기업과의 수직적 결합 강화
그러나 최근 LCD 기업의 차세대 라인 투자 속도를 부품기업의 생산 Capa나 성능 개선 속도가 쫓아오지 못하면서 LCD 기업들이 라인 증설을 통한 생산성 향상만으로 경쟁력을 확보하기가 어려워지고 있다. 라인의 세대 경쟁과 함께 부품 조달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LCD 기업들은 부품 조달을 원활하게 하기위해 자체적으로 부품을 생산하거나 부품 기업과 JV를 구축하는 등 부품에 대한 수직적인 결합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그동안 부품 조달상의 어려움으로 인해 원가와 품질 경쟁력 측면에서 한국 기업에 비해 열세였던 대만 기업들이 부품기업과의 수직적 결합을 통해 이를 극복하려는 움직임을 적극적으로 보이고 있다. 상대적으로 적은 물량으로 인해 주요 부품 조달에 있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AUO, CMO, Hannstar 등 대만 기업들은 일본 부품 기업에 대한 지나친 의존에서 벗어나 대만 부품기업과의 관계를 전략적으로 강화하고 있으며 더 나아가 자체 생산까지 계획하고 있다. 대만 기업뿐만 아니라 일본의 Sharp도 파트너쉽을 구축한 Toppan에게서 6세대 컬러필터를 독점적으로 공급받고 있다. 부품의 자체 조달 및 JV 설립 등 부품기업과의 수직적 결합 움직임이 활발해지면서 LCD 기업을 중심으로 소재/부품 기업을 한 곳에 집적화시키는 클러스터링 현상도 확산되고 있다.
기판 대형화와 고성능화가 환경 변화의 두 축
이처럼 최근 부품 조달의 중요성이 커지고 LCD 기업과 부품 기업간 수직적 결합이 활발해지는 원인은 LCD 산업의 중심이 TV용으로 이동하고 있는 데서 찾아야 할 것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먼저 TV용과 같은 대형 패널의 생산성 향상을 위해 유리 기판의 가로, 세로 길이가 각각 2m에 달할 정도로 대형화되고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현재 6세대 라인에서 제품을 생산하고 있는 기업은 Sharp뿐이지만 2005년이 되면 상당 수의 기업들이 6세대, 7세대 라인에서 제품을 생산하게 될 것이다. LCD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대형화를 겨냥한 차세대 라인에 투자하고 있지만 이에 보조를 맞추어야 할 유리 기판, 컬러 필터 등의 부품 제조 기업들은 모듈 기업에 비해 대부분 중소형 기업으로 투자 비용 부담과 차세대 LCD 라인의 느린 Ramp-up 속도에 대한 우려 때문에 소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두번째로 TV용 패널의 요구 성능이 기존의 노트북용 및 모니터용에 비해 훨씬 높다는 점을 들 수 있다. LCD 산업의 중심이 점차 TV용으로 넘어가면서 휘도, 명암비, 응답속도, 시야각, 수명 등 전반적인 성능 개선이 요구되고, 이에 따라 유리기판, 컬러필터, 드라이버 IC, 편광판, BLU(Backlight Unit) 등 LCD 모듈의 모든 주요 부품에서 성능 향상이 필요하게 된 것이다. 성능 향상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부품 기업 수는 제한적이기 때문에 LCD 기업은 부품 기업 중에 자신의 제품에 적합한 곳을 선택해 결속을 강화하게 된다.
유리 기판, 컬러필터 등 적어도 2년간 공급 부족
유리기판, 컬러필터 등 주요 부품의 공급 부족 현상은 이미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유리기판의 경우를 보면, 대만의 LCD 기업이 5세대 라인에서 본격적인 생산을 시작한 2003년 하반기부터 현재까지 공급 부족이 지속되고 있다. 2004년 1분기 기준으로 LCD 기업의 생산 Capa를 감안한 유리 기판의 수요 면적은 983만 제곱미터, 공급 면적은 981만 제곱미터로서 공급 부족이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 그러나 2004년 4분기에 수요 면적은 약 1,270만 제곱미터, 공급 면적은 1,100만 제곱미터 정도로 수급 불균형이 더욱 커져 16% 정도의 공급 부족이 예상되고 있다. 2005년에 코닝, 아사히 등 유리 기판 제조 기업들은 신규 라인 증설을 통해 연간 공급면적을 약 4,000만 제곱미터에서 6,500만 제곱미터 정도로 늘릴 계획이지만 LCD 기업 역시 2005년에 6, 7세대 라인 가동으로 인해 총 수요면적이 6,600만 제곱미터 정도가 될 것이기 때문에 기업의 투자계획이 발표된 2005년까지 공급 부족 현상은 해소되기 어려울 것이다.
컬러필터의 경우도 자체 조달 비중이 60~80%에 이르는 국내 기업과 달리 일본의 컬러 필터 기업에 의존하고 있는 대만 기업 중심으로 공급 부족이 나타나고 있다. 이는 대다수 대만 기업들이 의존하고 있는 일본의 컬러필터 제조기업들이 LCD 기업의 차세대 라인 투자 속도에 못 미치는 수준으로 투자를 하고 있는데다 기존 생산 라인의 공급 우선 순위를 일본과 한국의 LCD 기업에게 두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LCD 사업의 중심이 노트북용 및 모니터용에서 TV용로 이동하면서 컬러필터 제조기업들이 휘도, 명암비, 시야각 등에서 새롭게 요구되는 성능을 만족시키기 위해 컬러필터 타입을 TN(Twisted Nematic) 방식에서 제조 공정이 보다 복잡한 IPS(In-Plane Switch) 나 VA(Vertical Alignment) 방식으로 바꿔야 한다는 점도 수급 불균형을 심화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IPS 또는 VA 방식은 복잡한 제조 공정으로 인해 TN 방식보다 수율이 30% 정도 저하되기 때문이다. DNP, Toppan, Sintek 등 컬러필터 제조기업들이 2004년 1, 2분기에 생산을 계획하고 있는 5세대 컬러필터 라인이 빨리 안정되지 못한다면 현재 5세대에서 나타나고 있는 4.3%의 공급 부족은 2005년 LCD 기업의 6, 7세대 라인 가동과 맞물리면서 적어도 향후 2년 정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드라이버 IC 역시 아직 위험 수준은 아니지만 공급부족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주 어플리케이션이 PC용(노트북, 모니터)에서 TV용으로 변화하면서 드라이버 IC는 급격한 성능 향상이 요구되거나 CCFL(Cold Cathode Fluorescent Lamp)처럼 수량의 급격한 증가는 필요치 않다. 그렇지만 디지털 가전 시장의 급격한 확대로 System LSI의 수요가 늘어나면서 드라이버 IC의 20~30%를 공급하고 있는 파운드리 기업들이 상대적으로 수익이 낮은 드라이버 IC의 공급량을 줄이고 있기 때문에 공급부족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전체적으로 볼 때 국내 기업의 부품 수급 상황이 대만 기업에 비해 다소 나은 편이기는 하지만, 유리 기판과 컬러필터는 기판의 대형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부품이기 때문에 대형화를 겨냥한 증설 경쟁이 계속될 경우 국내 기업도 안정적인 부품 수급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
TV에 적합한 부품의 성능 개선이 관건
유리기판과 컬러필터는 주로 기판의 대형화에 따라 영향을 받는 부품이지만 BLU, 편광판 등은 생산 Capa보다는 TV에 적합한 성능을 얼마나 제대로 구현할 수 있는지가 중요한 부품들이다. BLU의 경우 모니터용에서는 Side Edge 방식으로 8개 정도(15, 17인치)의 CCFL을 사용하는 반면에 고휘도와 장수명을 요구하는 TV용에서는 직하형 방식으로 16개 이상(30인치 이상)의 CCFL이 필요하다. BLU의 성능은 CCFL에 의해 결정되는데, Harison-Toshiba, Matsushita, NEC, Sanken 등의 기업이 고르게 시장을 점유하고 있는 모니터용 CCFL과 달리 고성능이 요구되는 TV용 CCFL 시장은 Harison-Toshiba가 50% 정도의 압도적인 시장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2003년 초 Harison-Toshiba(41%)와 Stanley(43%)가 TV용 CCFL 시장을 양분하고 있었지만 Stanley가 TV용 패널의 고성능화 및 대형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서 현재 Harison-Toshiba에 집중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모니터용 CCFL을 생산하고 있는 다른 기업들이 아직까지 고성능이 요구되는 TV용 CCFL에 대한 미흡한 대응 때문에 당분간 LCD 기업이 좋은 품질의 BLU를 확보하는 데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TV용 편광판 또한 요구되는 휘도, 명암비, 시야각 등의 성능을 충족시키기 위해 보정 필름을 겹겹이 쌓아야 되므로 모니터용보다 복잡한 제조 공정을 거쳐야 한다. 뿐만 아니라 IPS 기술이냐 VA 기술이냐에 따라 제조 공정이 달라지기 때문에 LCD 기업들이 원하는 부품을 조달하려면 편광판 기업들과 공동 개발해야 할 필요성이 높은 부품이다.
부품기업과의 보다 강력한 파트너쉽 구축 필요
유리기판, 컬러필터, 드라이버 IC 등의 공급 부족이 지속되고 BLU, 편광판 등의 성능 개선이 신속히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LCD 기업들은 원하는 시기에 원하는 수준으로 가격을 떨어뜨리기가 어려워 LCD 패널의 수요 증가세가 둔화되는 악순환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 지금까지 국내기업은 주요 부품의 일부를 직접 생산하거나 높은 구매력을 가진 Toptier의 지위를 십분 활용함으로써 대만 기업들에 비해 경쟁력 우위를 지켜왔다. 그러나 최근 전반적인 부품 상황이 악화되는 가운데 대만기업들이 부품 조달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대책이 요망된다.
유리 기판의 경우 대만 기업의 자체 조달이나 전략적 제휴 움직임은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과거 한국과 일본에만 공장을 건설하던 코닝, 아사히, NEG 등 유리 기판 제조기업들이 최근 대만 LCD 기업들의 5, 6세대 라인에 대응하기 위해 대만 내 신규 라인 건설을 계획하고 있다. 유리 기판을 제외한 다른 주요 부품들의 경우 대만 LCD 기업들의 수직적 결합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이를 기업별로 살펴보면, AUO는 5세대 라인부터 컬러필터를 자체 조달하고 있으며 드라이브 IC는 대만의 BenQ, MRT와 함께 설립한 JV, Radium을 통해 조달하고 있다. 그리고 CCFL도 대만의 Wellypower와 JV 설립을 계획하고 있다. 최근 TV 분야에서 부상하고 있는 CMO 역시 컬러필터의 자체 조달 비율을 계속 높이고 있으며 자회사인 Himax를 통해 드라이버 IC의 자체 조달 비중을 70% 정도까지 높이고 있다. Hannstar도 컬러필터를 자체 생산하고 있으며 추가적으로 2002년 DNP, Sintek과 함께 설립한 JV, South Sintek을 통해 컬러필터의 안정적인 조달에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대만 기업들의 부품 역량 강화 노력이 가시적 성과를 내고 주요 부품의 공급 부족 상황이 지속될 경우 지금까지 국내 기업이 누려왔던 상대적인 경쟁 우위를 유지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현재 한국과 대만의 생산 Capa(투입 기판 면적 기준)가 각각 전체 시장의 37%로 비슷해졌으며 2005년에 대만이 35%인 한국보다 높은 42%로 더 많은 패널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그동안 많은 물량으로부터 확보되었던 부품 조달의 이점도 줄어들 것이다. 최근 국내 기업들도 양질의 부품을 안정적으로 조달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고 부품기업과의 클러스터 형성 등에 적극 나서고 있다. 그러나 부품기업과의 견고한 제휴 관계를 통해 만들어지는 대만의 클러스터와 달리 국내의 경우 부품기업을 지리적으로만 한곳에 집적시키는 클러스터에 그치고 있다. 국내 기업들이 경쟁 우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부품기업들에게 투자에 대한 확신을 주거나 공동 개발에 따른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등 부품기업과의 보다 실질적이고 강력한 파트너쉽 구축을 선행해야 할 것이다. -끝-
국내 LCD 기업 부품 역량 강화 시급하다

최정덕 | 2004.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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